베이스 연주자 찰리 헤이든은 1950년대 후반 프리 재즈의 창시자 오넷 콜맨을 비롯하여 폴 블레이, 키스 자렛의 아메리칸 쿼텟 등 진보적이고 난해한 연주자나 그룹에서 활동을 펼쳤다. 또한 70년대에는 사회참여적 색채가 강한 리버레이션 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본적으로 서정적인 사운드를 좋아하는 연주자,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작곡자였다. 특히 1987년에 결성한 그룹 쿼텟 웨스트를 통해 그는 1930,4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향수를 담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었다.
한편 그는 리버레이션 오케스트라 시절에는 쿠바의 혁명가이자 젊은이들의 우상인 체 게바라를 위한 ‘Song For Che’를 만들 정도로 쿠바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이국적 관심은 다른 활동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다가 2001년에서야 이 앨범을 통해 빛을 볼 수 있었다. 1986년 그가 쿠바에서 만나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인연을 맺은 곤잘로 루발카바(피아노)를 비롯하여 팻 메시니(기타), 조 로바노(색소폰) 등과 함께 한 이 앨범에서 그는 쿠바 음악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측면, 특히 볼레로를 탐구했다. 그 결과‘Noche de Ronda 밤의 배회’, ‘Nocturnal’, ‘Moonlight’, ‘Nightfall’같은 곡들이 말하듯 뜨거운 축제의 밤이 아니라 아무도 없는 한적한 하바나의 밤풍경 같은 음악이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그는 충실히 쿠바의 전통 스타일을 고수하지는 않았다. 그가 만든 음악은 어디까지나 쿠바의 볼레로를 소재로 한 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