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캐로더스와 마크 코플랜드는 각자 독창적인 시정을 지닌 피아노 연주자들로 그동안 피아노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표현 방식에 주목해왔다. 이런 두 사람이 서로 맞대고 함께 피아노를 연주했다. 빌 캐로더스는 왼쪽에 마크 코플랜드는 오른쪽에 앉아서 서로 각자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앨범에 담긴 사운드는 서로가 대립된 양상으로 음악을 전재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 반대로 어떻게 하면 자신을 무화시키고 빌 캐로더스도 마크 코플랜드도 아닌 두 연주자의 합이 만들어 낸 새로운 가상의 피아노 연주자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는 듯하다. 그래서 연주는 마치 한 사람이 연주하듯 절제되고 잘 정리된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도 두 연주자의 음악적 정체성이 변질된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두 사람이 서로의 알터 에고가 되어 연주에 몰입했음을 의미한다. 아주 색다른 방식으로 시적인 피아니즘을 담은 앨범이다.
No Choice – Marc Copland & Bill Carrothers (Minium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