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성 재즈 보컬 분야는 20대 초반의 어린 보컬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들 보컬들은 그 젊음만큼 팝적인 취향을 드러내고 있기에 보다 정통적인 보컬을 좋아하는 감상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커트 엘링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2003년 작 <Man In The Air>이후 4년만이다. 그리고 그런 기다림만큼이나 이번 앨범은 상당한 만족을 준다. 특히 지난 앨범은 목소리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밥의 명곡들에 새로운 가사를 입혀 노래한 앨범이었기에 음악적인 완성도와 달리 대중적인 면은 다소 부족했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밤에 대한 서정시라 할 정도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일품이다. 말 그대로 재즈 보컬의 매력을 모처럼 느끼게 해주는 노래들이다. 특히 앨범 타이틀 곡 “Nightmoves”는 멜로디의 친숙함, 그윽한 사운드, 커트 엘링의 구수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대중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한편 이러한 대중적 측면 속에서도 음악적 진중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앨범의 크나큰 미덕이다. 보컬을 넘어 아티스트로 대접 받는 그다운 무게감이다. 한편 반주를 책임지며 커트 엘링의 음악적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는 로렌스 홉굿의 피아노도 여전한 힘을 발휘한다.
Nightmoves – Kurt Elling (Concord 2007)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