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마티 엘리치의 이번 새 앨범은 섹스텟 편성으로 녹음되었다. 6명의 인원이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는 특별함이 아니다. 그러나 피아노 베이스 드럼, 색소폰, 트럼펫이라는 기본 편성에 튜바, 바리톤 색소폰, 베이스 클라리넷이 나머지 하나의 악기로 등장한다는 것이 이채롭다. 그리고 이 이채로움이 사운드의 특징을 결정한다. 하워드 존슨이 연주하는 저역대의 혼악기 하나가 추가되면서 각 혼악기간의 대비효과는 보다 극대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과거 뉴올리언즈 시대처럼 베이스의 역할마저 담당하면서 음악의 시공간마저 뒤흔들어 놓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특성은 과거 레스터 보위가 생전에 했던 음악과 상당부분 닮아 있다. 차이가 있다면 보다 소규모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 그리고 해학이나 유쾌함 대신 보다 진지한 맛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적은 규모지만 사운드는 잘 계산된 편곡으로 함께 가다가 다시 대위적 관계로 빠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은 찰리 밍거스가 빅 밴드 같은 콤보를 운영하면서 드러냈던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마티 엘리치만의 것은 무엇일까?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는 동료나 선배 연주자의 흔적 속에서 마티 엘리치는 분명 이 앨범의 사운드가 현재에 머무르고 있음을 각인시킨다. 그러면서 자신의 특징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바로 현대적이고 클래식적인 감각을 연주에 집어 넣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