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블루 노트의 행보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특히 최근 본지에서도 논의되기도 했었던 노라 존스 같은 재즈 밖의 음악들이 버젓이 블루 노트의 이름을 걸고 발매되는 것은 단순히 불황을 다른 방식으로 타개해 보자는 경제적 이유 외에 다른 저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다. 왜 재즈가 아닌 다른 음악으로 재즈라 믿게 만들려는 것일까?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이번 아니타 베이커의 새로운 앨범 <My Everything>앨범 역시 듣는 내내 필자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노래 잘하는 R&B여가수가 마음먹고 노래한 재즈 곡들이 아닌 “Sweet Love” 같은 R&B 곡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바로 그 시절의 아니타 메이커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는데 그 음악이 너무나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긴 보컬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설픈 재즈 보컬보다 훨씬 더 노래를 잘하니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퓨전 스무드 재즈의 대표 인물들이 참여한 사운드 역시 퓨전, 스무드 계열 중 하나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R&B라는 장르는 무시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부디 이 앨범에 박혀 있는 블루 노트의 로고를 잊고 감상을 해주길 부탁 드린다. 그러면 혼동 대신 상당한 음악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로 오랜 만에 만나는 아니타 베이커의 노래는 우리가 “Sweet Love”를 들으며 달콤한 사랑의 역설적 느낌으로 이유 없는 우울에 빠졌던 기억을 새롭게 되살리고 있다. 게다가 멜로디들 역시 상당 부분 80년대의 도시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끝으로 필자는 이 앨범에 9점이라는 점수를 준다. 하지만 재즈 앨범으로서의 평가는 아님을 밝힌다. 그러면서 동시에 심심한 몇몇 퓨전, 스무드 재즈 앨범보다 더 만족스럽다는 것 또한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