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색소폰 연주자 로자리오 줄리아니는 경력으로 볼 때는 아직 신인에 속한다. 그러나 그의 색소폰 연주를 듣게 되면 많은 신인 중의 하나로 취급할 수 없는 그만의 강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몇 년 전 세상을 놀라게 했던 같은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디 바티스타처럼 연주자로서 강하게 인식될 가능성을 그는 지니고 있다. Dreyfus에서의 두 번째 앨범인 이 앨범은 지난해 발표했던 Luggage(Dreyfus 2001)에 대한 자발적 응답의 성격을 지닌다. 지난 앨범에서는 매우 빠른 템포에서 열정적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줄리아니가 편재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몇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디엄 템포나 그 이하에서 진행되는 부드럽고 시적인 줄리아니가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말랑한 연주를 펼친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느린 연주들은 감정의 과잉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연주를 어느 상황에 설정하기 보다는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그의 연주는 빠른 연주에서의 충만된 열정과 달리 매우 이성적이고 자기 절제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사실 개인적으로 필자에게는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보다 더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접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Mr. Dodo – Rosario Giuliani (Dreyfus 2002)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