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sieur Obsolète – Jérémie Kisling (Naive 2003)

jk  재즈의 다양함과 상관없이 가끔씩 의외의 앨범이 리뷰 대상으로 필자에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번 제레미 키슬링의 앨범도 그러한 경우인데 음반사는 악기 편성에 트럼펫이 있고 스트링 섹션이 앨범의 시작을 장식하고 있기에 이 앨범을 유러피안 재즈의 하나로 지레짐작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위스 출신의 젊은 친구가 들려주는 음악은 프렌치 인디 롹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음악이다. 말하자면 음반사에서 착각을 한 것인데 사실 이 앨범을 제작한 인물이 에릭 트뤼파즈를 비롯한 여러 유럽의 재즈 연주자들의 앨범을 녹음했던, 본인 또한 훌륭한 연주자인 브누아 코르보 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착각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필자는 음반사의 이 작은 착각에 오히려 고마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음악 장르와 상관없이 제레미 키슬링의 음악이 마음에 와 닿기 때문이다. 트럼펫이 리드하는 맑고 투명한 사운드에 자신의 삶과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기분 좋게 들려주는 보컬은 그 외형은 다르지만 페리 블레이크나 케렌 안이 선사했었던 신선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들은 프랑스 문화권에서 가능한 음악이긴 하지만 정작 프랑스에서도 쉽게 듣기 어려운 것이기에 그 참신함의 정도는 더 크다. 그리고 이러한 기분 좋음은 재즈는 아니지만 분명 국내의 다른 재즈 애호가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이 앨범을 다시 음반사로 돌려보내지 않고 리뷰를 쓰는 필자의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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