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피아노 연주자 바실리스 자브로풀로스와 독일 출신으로 로자문트 퀄텟의 멤버이기도 한 첼로 연주자 안야 레흐너는 클래식과 재즈 혹은 월드 뮤직을 오가며 연주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4년 철학자이자 작곡가였던 G.I. 구르지예프의 곡과 바실리스 자브로풀로스의 곡을 연주한 클래식 앨범 <Chants, Hymns & Dances>를 녹음했었다. 그리고 4년 만에 함께 한 이번 새 앨범은 지난 앨범의 연장선상에 놓이면서도 클래식보다 즉흥적인 성격을 더욱 강조하고 있어 흥미롭다. G.I. 구르지예프와 바실리스 자브로풀로스의 곡의 비율이 역전되었으며 U.T. 간디의 타악기가 새로 추가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여전히 동서양의 중간에 위치했던 그리스와 비잔틴의 종교 음악적 정서에 흥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연주자 자신의 즉흥성에 더 많이 의존한다. 그래서 투명하디 투명한 피아노, 신비한 비감(悲感)을 만들어 내는 첼로, 그리고 사운드에 유동성을 부여하는 타악기의 하나됨은 때로는 재즈 트리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클래식과 재즈 애호가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싶다.
Melos – Vassilis Tsabropoulos & Anja Lechner (ECM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