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에서 에완 스벤손은 자신의 정통 퀄텟과 현악 4중주단의 만남(Meeting!)을 꾀한다. 그러므로 이 앨범의 완성도는 어떻게 클래식적인 분위기의 현악 파트와 재즈 퀄텟이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비슷한 시도가 많이 있어왔지만 그것은 현악 파트가 재즈 파트를 감싸는 배경이 되거나 곡 자체에 담긴 클래식적인 분위기를 위해 재즈 파트가 그 힘을 줄이는 다소 기능적이고 불균형적인 결과가 많았다. 그런데 이 앨범에서 스벤손은 이 두 파트에 동등한 힘을 부여한다. 재즈 파트는 여전히 재즈적인 필링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것은 색소폰을 연주하는 오베 잉게마르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결코 현악 파트가 들어옴으로 해서 생기는 회화적인 부분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의 프레이징을 구사한다. 현악 파트의 경우는 전 곡에 물결치듯 다양한 색채감을 부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만은 않는다. 적극적으로 재즈 파트의 진행에 대한 대위적인 개입을 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가 결코 피아노나 키보드의 왼손 대용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어찌보면 두 아우라의 충돌을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의외로 이 두 아우라는 대립적이 보다는 상보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자신들의 연주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교차를 수용해 나간다. 이것은 다름 아니라 스벤손의 기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스벤손은 자신이 솔로를 펼칠 때는 특유의 (팻 메스니류의) 영롱한 기타톤으로 자신있게 앞으로 나오지만 색소폰이나 현악 연주가 나올 때는 그들을 보조하고 감싸줄 줄 안다. (그래서 만약 스벤손의 현란한 연주를 기대했다면 이 앨범에서는 그 비중이 줄어들어 아쉬워 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전체 사운드는 매우 아름답다. 동시에 두 곡의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가 하면 동시에 두 파트가 아닌 두 악기가 서로를 쓰다듬듯 상호 연주를 하고 잇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물론 스벤손의 절묘한 편곡 때문이겠지만 각 연주자들이 음악 전체의 공간을 점령하려고 하지 않는 소박함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곡의 이미지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연주측면이 모두 살아나는 멋진 앨범이 만들어졌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