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den Voyage – Austin Peralta (Sony BMG 2006)

ap잠시 시간을 드리겠다. 저 앨범 표지에 보이는 인물의 나이를 먼저 가늠해 보기 바란다.

금발 미소년의 이미지로 멋진 옆 선을 보여주는 저 인물의 이름은 오스틴 페랄타. 그리고 앨범 <Maiden Voyage>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녹음한 앨범이다. (이 앨범 이전에는 The Hour Trio의 리더로 <Inta’ Out>이라는 앨범을 독자 제작하여 선보이기도 했었다.) 첫 앨범인 만큼 <처녀 항해>라는 앨범의 타이틀은 아주 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이 앨범 타이틀은 원 작곡가인 허비 행콕보다도 오스틴 페랄타에게 더 어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고? 이쯤에서 그의 나이를 밝혀야 하겠는데 그는 현재 15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년이다. 이 첫 앨범을 녹음할 때는 14세였다. 아마도 지금까지 등장한 소년 피아노 연주자 가운데 가장 어린 연주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우리로 생각하면 중학교 1,2학년의 나이에, 그러니까 막 이성에 호기심을 갖고 커서 무엇을 할까 호기심을 갖는 나이에 프로 연주자로 첫 앨범을 녹음한 것이다.

그렇다고 오스틴 페랄타가 무슨 영재 교육 프로그램을 거쳤다거나 부모의 재력을 이용해 첫 앨범을 녹음한 것은 아니다. 당당히 The Hour Trio 시절의 앨범을 통해 일본인 제작자 이토 야소하치에게 발탁되어 앨범을 녹음할 수 있었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인데 실제 앨범을 들어보면 어린 나이의 연주자라고는 믿기지 않은 기교와 대담하고 창의적인 솔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앨범의 타이틀곡 “Maiden Voyage”나 “Spain”같은 곡에서 쉴새 없이 몰아치는 그의 연주는 속도도 속도지만 그 빠른 연주 속에서도 잃지 않는 명확함은 과연 아직 세상을 알기에는 어린 소년의 연주가 맞는 것일까 의심하게 만든다. 만약 그에 대한 기본 정보 없이 앨범을 감상했다면 그 누구도 이 연주가 10대의 것이라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뛰어난 재능은 타고난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연주로 감탄과 시기를 동시에 유발한다.

한편 이 14세의 소년이 할아버지뻘인 론 카터(베이스)와 삼촌뻘인 빌리 킬슨(드럼)을 리드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가 차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수많은 세션을 해 온 론 카터와 빌리 킬슨이기에 오스틴 페랄타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게 있었을 것이다. (예로 오스틴 페랄타는 “Spain”을 좀 더 빠르게 연주하고 싶어했지만 론 카터가 이를 말렸다 한다.) 그러나 트리오 사운드를 보면 론 카터나 빌리 킬슨 모두 오스틴 페랄타를 어린 소년으로 보지 않고 동등한 자신들의 리더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꺼이 오스틴 페랄타의 진두지휘를 따르고 있다. 그 결과 앨범은 피아노 솔로 외에도 안정적이면서도 정교한 리듬 섹션과 그들의 솔로 또한 매력으로 드러난다.

분명 오스틴 페랄타의 이번 앨범은 아주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제 막 시작한 항해가 오래 지속되도록 모든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너무나도 많은 음악 신동, 특히 피아노의 신동이 있었다. 지난 해만 해도 Eldar라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가 있지 않았던가? 결국 나이로 주목 받기 보다 온전한 실력으로 인정 받아야 하는 것이 이제 그에게 남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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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시간을 드리겠다. 저 앨범 표지에 보이는 인물의 나이를 먼저 가늠해 보기 바란다. 금발 미소년의 이미지로 멋진 옆 선을 보여주는 저 인물의 이름은 오스틴 페랄타. 그리고 앨범 <Maiden Voyage>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녹음한 앨범이다. (이 앨범 이전에는 The Hour Trio의 리더로 <Inta’ Out>이라는...Maiden Voyage – Austin Peralta (Sony BMG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