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by Maceo – Maceo Parker (ESC 2003)

mp아마 솔로 앨범 활동이 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마세오 파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많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자 펑크 마스터로 인정받게 되었던 것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던 1992년작 Life on Planet Groove(Verve)앨범이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이 앨범으로 그의 음악을 처음 접했었는데 아직도 그 당혹스러웠던 느낌을 잊지 못한다. 왜냐하면 앨범 안에 담긴 사운드가 주는 70년대라는 시간적 느낌과 달리 앨범 커버에 박혀있는 1992년이라는 실제의 시간이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느꼈던 그의 음악과 연주들은 재즈 이전에 R&B, 가스펠, 펑크, 소울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감상자를 일종의 주술적인 상태로 이끌어갈 정도로 혼을 쏙 빠지게 하는 격렬함이 특징이었고 그만큼 사운드가 거칠면서 생동감으로 넘쳐 터질 것만 갔았다. 이러한 일종의 원초적인 힘은 재즈 색소폰 하면 떠오르는 찰리 파커, 소니 롤린스, 존 콜트레인 등의 연주자의 흔적보다는 그 자체로 펑크적인 그의 색소폰에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는 연주에 있어서 행크 크로포드나 킹 커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각종 인터뷰를 통해 밝히곤 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말할 때 종종 언급되는 “2%의 재즈와 98%의 펑크”는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 발매된 Made By Maceo의 경우 앨범 타이틀 자체가 펑크나 그루브라는 말 이전에 이젠 전형화된 마세오 파커식 음악을 강조하고 있듯이 순도 높은 펑크 음악을 여전히 담고 있다. 그의 색소폰은 여전히 지칠줄 모르는 탄력으로 브라스 섹션과 함께 감상자를 흥분으로 이끌고 있으며 세련되지 않은 그의 목소리 또한 70년대라는 시간을 강하게 연상시키며 감상자를 절대 펑크의 시간으로 인도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을 때 함게 했었던 색소폰 연주자 캔디 덜퍼가 앨범의 첫곡 Come By And See에서 멋진 연주로 펑키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어서 더욱 더 음악을 살리고 있다. 그렇게 해서 머리로 느끼기 이전에 몸으로 먼저 반응하는 그런 음악이 앨범의 전반부를 장식한다.

필자는 앨범이 이렇게 끝이 난다고 해도 싫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하나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계속적으로 그에 충실한 음악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나쁜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마세오 파커는 여기서 자신의 음악을 보다더 확장시키려 한다. 이것은 사실 지난 2000년도 앨범 Dial M-A-C-E-O(ESC)에서 살짝 비추어졌던 부분이다. 분명 그는 현대 재즈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자신의 음악에 자연스레 접목시킬 시도를 하려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도 그의 아들 코리 파커가 참여해 Those Girls같은 곡에서 랩을 들려주고 있는 것도 그러한 변화의 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코리의 리듬감 넘치는 랩은 펑키한 분위기와 잘 어울려 보다 더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랩을 좋아하건 아니건 감상자에게 설득력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이부분은 앞으로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새로운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세오 파커의 음악을 발전시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로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은 세련되고 부드러운 마세오 파커에 대한 부분이다. 그 스스로가 펑크 음악을 자신과 동일시했던 것처럼 마세오 파커는 펑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데 앨범의 몇 곡은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 중 Moonlight In Vermont의 연주에서 들려주는 무드있는 색소폰 연주는 스탠다드 곡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될 수 있으나 Onece You Get Started 같은 곡에서 보여지는 부드러움은 필자를 당혹시킨다. 단지 부드럽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마세오 사운드가 아닌 평범한 퓨전을 넘지 않는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마세오 파커의 음악에 세련미를 입히게 되면서 생긴 일봉의 반작용이 아닐지. 아무튼 음악에 내재된 마세오 파커 특유의 수직적 다이나믹이 수평적 밋밋함으로 치환된 부분은 낯설다. 그래도 아직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니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말자. 앨범에 논쟁적 화두를 담고 잇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음악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니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두고 볼 일이다.

“아직까지 98%가 펑크라는 마세오 파커의 음악 제조 비율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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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솔로 앨범 활동이 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마세오 파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많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자 펑크 마스터로 인정받게 되었던 것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던 1992년작 Life on Planet Groove(Verve)앨범이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이 앨범으로 그의 음악을 처음 접했었는데 아직도 그 당혹스러웠던 느낌을 잊지 못한다....Made by Maceo - Maceo Parker (ESC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