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Label Bleu를 통해 발매되었었던 <Småt Småt>부터 스테파노 볼라니는 안정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Småt Småt>에는 스테파노 볼라니의 음악적 향방을 결정할만한 가공되지 않은 가능성들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 가능성 가운데에는 피아노가 아닌 보컬에 대한 가성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번 비너스 레이블에서의 새로운 녹음을 통하여 스테파노 볼라니는 예상보다 빨리 자신의 보컬 능력을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다. 사실 앨범에 담긴 그의 보컬은 크루너들의 중저역이 강조된 그윽함이나 섬세한 뉘앙스를 중요시 하는 유러피안 보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재즈보다는 일반 대중 음악적 보컬에 더 어울리는 보컬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가 노래를 하지 못한다거나 그다지 맛없는 노래를 한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비록 이전의 짧은 등장이 주었던 신비감이 다소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매우 달콤하고 부드럽다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이번 앨범이 <Småt Småt>에서 시작된 소박한 개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보컬에 확신을 갖고 올곧게 노래를 하는 것은 개인적 만족이 수반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비너스 레이블의 낭만적 정책과 만나면서 그 속에서 은근한 매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일 뿐이다. 물론 이것이 앨범을 자꾸 듣게 만드는 힘이겠지만 말이다.
Ma L’Amore No – Stefano Bollani Trio (Venus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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