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이주한 포르투갈 부모를 둔 마리아 테레사의 세 번째 앨범으로 국내에는 <O Mar>이후 두 번째로 소개되는 앨범이다. 마리아 테레사의 음악이 지닌 특징은 파두를 중심으로 포르투갈의 음악을 들려주면서도 공간적으로 포르투갈 자체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아예 앨범 타이틀로 그녀의 음악적 특징을 확연하게 드러내었다. Lusofonia라는 말은 같은 언어를 쓰는 지역을 의미한다. 즉,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 앙골라, 케이프 베르드 등의 국가들이 이에 해당하는데 마리아 테레사는 포르투갈 음악을 중심으로 이들 국가의 음악을 아우른다. 그런데 사실 포르투갈, 브라질, 케이프 베르드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음악만큼은 서로 다른 색을 띄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마리아 테레사는 이들 다른 색을 그녀만의 부드러움과 평안함으로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멋지게 하나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 그녀의 파두는 슬픔이나 회한의 정서보다는 초연과 달관이 주는 평온의 분위기로 바뀌었으며(아말리아 로드레게스의 Barco Negro) 브라질 음악은 특유의 나른함 대신 처연함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고(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Retrato Em Branco E Preto) 다소 화려함과 무게가 느껴졌었던 케이프 베르드의 음악은 산뜻하고 가볍게 바뀌어졌다(세사리오 에보라의 Petit Pays). 그래서 지역에 대한 고민과 상관없이 오로지 그녀만의 나긋함, 안락함에 감상자를 다시 한번 빠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