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 윌슨은 단순히 노래하는 보컬의 차원을 넘어 자신의 음악을 기획하고 조율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그렇게 그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블루스의 전통과 현대적 긴장이 어우러진 사운드는 범접하기 힘든 그녀만의 개성을 대변한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기존 카산드라 윌슨의 사운드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지난 2006년도 앨범 <Thunderbird>의 일렉트로적 파격과는 또 다른 새로움이다. 그 새로움은 무엇보다 스탠더드 곡들을 노래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노래들을 상당히 전통적인 차원에서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러니까 전통적인 스윙 리듬을 타며 노래한다는 것인데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모습이지만 의외로 자연스럽다. 앨범 타이틀처럼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전통적인 스윙을 존중하면서도 사운드 곳곳에는 그녀만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특히 블루스를 강조한 앨범의 후반부는 밝은 카산드라 윌슨의 모습이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이 앨범이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연속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Lovely – Cassandra Wilson (Blue Not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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