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퐁푸냑은 그 이름 자체로서는 생소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라운지 뮤직 리믹스 앨범 <Hotel Costes>시리즈의 선곡과 리믹스를 담당한 인물이라고 한다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Hotel Costes>는 주로 기존의 다른 연주자들의 음악을 소재로 리믹스한 곡들이 중심이 된 형태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음집의 형식은 라운지 뮤직의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그러나 퐁푸냑은 자신을 단순한 리믹서가 아닌 구체적으로 음악을 작곡하고 사운드를 기획하는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앨범이 바로 그 좋은 예가 된다. 실제 앨범에 담긴 모든 곡들은 퐁푸냑 자신이 작곡한 곡들로 <Hotel Costes>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기복이 적은 안정적인 리듬 패턴의 연속으로 라운지 뮤직 특유의 안락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퐁푸냑이 선곡하는 사람으로서 다소 잡식적인 음악적 취향을 드러냈던 것처럼 그가 작곡한 곡들도 일관된 분위기 속에서도 각기 다른 색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 놓은 편안함은 결코 지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편 앨범에는 여러 게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 클레망틴의 보컬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실제 상큼한 오렌지 같은 그녀의 보컬이 아름다운 Morenito는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