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글라스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긴 여정을 준비하는 정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만큼 그의 음악이 집중을 요한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앨범들은 명확한 주제와 그 주제에 걸맞은 거대한 구성과 연주자들의 집중력 있는 연주를 담고 있다. 그래서 데이브 더글라스의 음악을 좋아하는 감상자들도 때로는 버겁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2006년 12월 동안 뉴욕의 재즈 스탠더드 클럽에서 가졌던 공연을 정리한 이 앨범은 모처럼 편안하고 느슨한 감상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갑작스레 그가 말랑말랑한 연주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의 음악은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만들고픈 욕망을 가득 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그는 이런 욕망을 잘 제어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 그의 진보적인 색채에 비해 온건하고 구조가 명확히 들어오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이런 여유로운 맛은 리듬을 완화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유리 케인의 펜더 로즈 피아노 연주의 힘이 크다. 유리 케인은 이미 지난 2006년도 앨범 <Meaning & Mystery>에서도 펜더 로즈 피아노를 연주했었고 또 그 때는 상당히 진중한 맛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만큼은 사운드를 날아갈 듯 경화시키는 연주를 펼친다. 한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모두 이전에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곡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한다. 그리고 데이브 더글라스가 트럼펫이 아닌 코넷을 연주한다는 것도 앨범 감상의 욕구를 자극한다.
Live At The Jazz Standard – Dave Douglas (Koch 2007)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