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적이건 비판적 태도를 보이건 간에 윈튼 마샬리스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트럼펫 연주자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윈튼 마샬리스는 그의 언행이 보수적 관점을 띄고 있을 뿐, 정작 그의 앨범은 오래된 요소들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정서를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어쩌면 평소 그가 말로 표현했던 보수적 관점이 제대로 표현된 앨범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의 보수는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 긍정적인 의미를 띈다.
이 앨범은 House Of Tribes라는 뉴욕 동쪽에 위치한 공연장에서 지난 2002년 녹음되었다. 공연장이라고는 하지만 전체 분위기는 클럽의 느낌이 강한데 그것은 이 공연장이 최대 50여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는 아주 작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범에 담긴 연주는 작은 공연장의 규모를 넘어서는 거대한 매력이 있다. 단 50여명 정도밖에 이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공연의 흥분은 대단하다. 마치 50년대로 시간이 되돌아간 듯 모든 곡들은 전통적인 하드 밥 양식에 의거하여 진행되는데 과거의 연주자들이 들려주곤 했던 순간의 즐거움, 즐기는 재즈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어떻게 이리 즐거이 연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각 연주자들의 솔로부터 정교한 합주까지 모든 부분이 오로지 연주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복고적 하드 밥 연주를 듣느니 차라리 직접 50년대 당시의 연주를 찾아 듣겠다고 생각하는 감상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단지 과거의 생생한 재현을 넘어 50년대에 위치시킨다 하더라도 전혀 뒤지지 않는, 아니 더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이 이 앨범을 보다 더 주목하게 만든다. 아무튼 약 한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잊고 연주에 매몰될 수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전통적 성향의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