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수차례 영토 변경이 있었던 관계로 유럽의 문화적 성향은 국가간의 지리적 경계를 넘어서곤 한다. 그중 프랑스 브루타뉴 지방은 장엄한 자연 풍광으로 유명한데 이 지방은 문화적으로는 셀틱 문화권에 속한다. 자끄 펠렝은 바로 이 셀틱 문화권의 음악을 들려주는 기타 연주자이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엄밀히 말한다면 재즈 앨범이 아니다. 비교적 스펙트럼이 넓은 유러피안 재즈의 범주 안에서 생각한다고 마찬가지다.
반면 그렇다고 이 앨범 담긴 음악을 단순한 월드 뮤직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그의 음악은 월드 뮤직 성향이면서도 장르의 한계에 구애 받지 않는다. 이태리 재즈가 지중해의 영감을 받으며 독자적인 정서를 구축해 나가는 것처럼 그의 음악은 셀틱적 분위기를 기반으로 재즈적인 면을 아우른다. 그래서 파올로 프레주나 앙리 텍시에가 그와 작업을 할 수 있었으리라. 이번 앨범에서도 파올로 프레주나 올리비에 케르 우리오 같은 재즈 연주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라이브로 녹음된 이 앨범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의 웅장한 음악들이 주를 이루는데 감상자의 혼을 빼놓는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서히 서서히 여유를 갖고 관객을 황홀경으로 몰아넣은 연주는 분명 앨범의 감상자들에게도 같은 효과를 발휘하리라 생각된다. 색다른 이미지의 감동을 원하는 감상자에겐 어느 재즈 앨범보다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이 앨범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