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트롬본 연주자 이브 로베르는 단순히 트롬본 연주자에 머무르지 않고 작곡가, 사운드 기획자로서의 역할에 더 큰 관심이 있는 듯하다. 실제 그의 음반 이력을 보면 언제나 색다른 사운드와 구성을 추구해 왔음을 알게 된다. 그 가운데 이번 새 앨범은 그가 녹음한 앨범 가운데 가장 독특한 구성과 기획을 지닌 앨범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앨범이 한 명의 보컬과 샘플, 그리고 자신의 트롬본과 일렉트로닉스, 베이스, 편집 엔지니어로 만들어 낸 일상의 오페라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오페라의 내용은 돈을 중심으로 한 심리적, 경제적, 철학적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그 사운드는 그 주제만큼이나 일상적 소리들과 단편적인 악기들의 울림으로 만화경 같은 다양한 풍경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편집과 일렉트로닉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앨범에 담긴 돈에 대한 이미지는 그 깊이 있는 주제에 비해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맛이 있다. 특히 한국 감상자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사운드가 아닐까 생각된다.
L’argent – Yves Robert (Chief Inspector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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