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Marea – Marta Topferova (World Village 2005)

mt세계의 각 국가는 저마다의 고유한 음악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국가의 국민들은 보통 팝 음악이 아니라면 전통적인 색채가 반영된 음악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라틴 성향의 부드러운 음악을 들려주는 마르타 톱페로바는 포루투갈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의 국민이어야 한다. 한 남쪽 나라의 여름 바닷가에서 들으면 좋을 법한 음악을 들려주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고향은 따듯함과는 거리가 먼 체코다. 그리고 6세 때 미국으로 건너와 이후 쭉 미국에서 살고 있다. 어떤 이유로 따뜻한 남쪽 나라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그 어법을 적용하여 곡을 만들고 노래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을까? 단지 음악은 그저 음악일 뿐이라는 생각에서였을까? 아무튼 그녀의 공식 세 번째 앨범이 되는 <La Marea>는 그녀의 고향 체코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쪽의 음악을 들려준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느낀 가상의 남쪽 공간을 위한 음악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가상치고는 너무나 그 공간의 이미지가 매혹적이다. 부드럽게 휘감기는 중저음의 보컬을 중심으로 프렌치 혼, 아코디언, 기타, 하프, 플루트 등이 섞여 바다의 푸르름과 햇살의 나른함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하니 말이다. 게다가 전통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기에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사운드 속에서 다소 재즈적인 솔로도 과감히 자리를 잡고 있어 아기자기한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아무튼 세계 음악의 국경은 이제 존재하지 않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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