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각인된 테드 내쉬의 이미지는 전통적인 면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국재즈의 전통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이러한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이 미국 색소폰 연주자는 이번 앨범을 통해 세계를 방랑한다. A Night In Tunisia를 아프리카 대신 아르헨티나의 탱고 리듬 위에 올려 놓더니 이내 지명을 알 수 없는 동유럽의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장례식과 결혼식이 함께 열리는 어느 곳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플라맹코의 열정이 지적으로 정리된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연주로 스페인의 붉은 뜨거움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집시적 방랑 길에는 바이올린, 아코데온, 튜바, 드럼이 함께 하고 있기에 민속적이고 지역적인 특색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게다가 특이하지만 소편성인 밴드의 규모로 아우르는 폭넓은 다이나믹은 오케스트라 이상의 감정적 흐름을 이끌어 낸다.
La Espada De La Noche – Ted Nash & Odeon (Palmetto 2005)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