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ing You – John Pizzarelli (Telarc 2005)

jp필자가 존 피자렐리의 음악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게 늦게까지 그의 음악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복고적인 그의 성향과 그의 보컬 때문이었다. 매력을 느끼기 전에 그저 부드럽게 노래할 줄만 아는 유약한 보컬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느낌은 비단 필자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재즈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거의 일관되게 나타나는 경향에 가깝다. 아무튼 지난 해에 발매되었던 <Bossa Nova>(Telarc 2004)에서야 존 피자렐리의 음악이 지닌 낭만성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물론 그의 보컬이 보사 노바에 의외로 잘 어울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사 노바라는 특수한 상황이 연계된 것이었기에 지속적으로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었다. <Knowing You>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앨범은 기본적인 성향으로 본다면 <Bossa Nova>이전의 앨범들에 담겨 있던 음악들에서 그다지 크게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번 앨범이 의외로 마음에 든다. 사실 존 피자렐리의 이번 앨범은 그의 전형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지만 상당히 새로운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변화란 다름 아닌 남성성의 회복이다. 분명 피자렐리의 노래는 여전히 부드럽고 잔잔하며 속삭이는 듯 감미롭게 다가오지만 여성스럽기도 하고 소년스럽기도 했던 모습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대신 프랑크 시나트라로 대변되는 중후한 남성 재즈 보컬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윽한 포용력이 은밀히 그의 가벼운 목소리에 파고 들었다. 그리고 다양한 게스트 연주자들의 참여도 사운드를 새로운 것으로 느끼게 해준다. 래리 골딩스(피아노, 오르간) 해리 알렌(색소폰) 켄 페플로브스키(클라리넷)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존 피자렐리의 유약한 이미지를 싱그러움으로 대체시켜 주었다. 이러한 싱그러운 맛은 종종 따스함과 연결되곤 했던 이전 그의 음악과의 확실한 차별점으로 자리잡는다. 실제 이 앨범을 들으며 필자는 여름이 가까워졌음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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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존 피자렐리의 음악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게 늦게까지 그의 음악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복고적인 그의 성향과 그의 보컬 때문이었다. 매력을 느끼기 전에 그저 부드럽게 노래할 줄만 아는 유약한 보컬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느낌은 비단...Knowing You – John Pizzarelli (Telarc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