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가스코인의 인지도는 국내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모르는 사이에 많은 한국의 재즈 감상자들은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현재 그의 주된 활동은 바로 재즈 보컬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제이미 컬럼의 밴드 연주이기 때문이다. 어린 보컬에게 제프 가스코인은 든든한 음악적 조력자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번 앨범에서 제이미 컬럼이 게스트 보컬로 등장하고 라이너 노트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아무튼 제프 가스코인은 세션 활동의 와중에 꾸준히 자신의 앨범을 제작해 왔는데 이번 <Keep It To Yourself>는 제프 가스코인의 다양한 측면을 아주 잘 드러내 준다. 먼저 앨범은 리 모건의 경쾌한 하드 밥 시대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는 “Raggedy Ann”으로 시작한다. 트럼펫의 마틴 쇼우와 색소폰의 스티브 칼데스타드의 연주 덕에 사운드는 하드 밥 특유의 유쾌함과 경쾌함이 장점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에의 상큼한 애착 외에 가스코인은 “Tribulation”같은 곡을 통해 스트링 퀄텟의 우아한 연주를 배경으로 베이스 솔로를 펼치는 다소 과감한 시도도 들려준다. 거창하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소박하면서도 기분 좋은 연주다. 한편 앨범에는 제이미 컬럼 외에 한 때 함께 활동했었던 조지 페임과 여성 보컬 트루디 커가 참여해 주었다. 그래서 앨범은 연주와 보컬이 공존하고 그 연주 스타일도 다양한 다채로운 면을 띈다. 이런 다양함 속에서 넉넉함이 앨범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