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 살루지가 유년 시절을 추억한다. 앨범 타이틀 “Juan Condori”는 디노 살루지가 어린 시절 함께 놀며 친했던 친한 친구의 이름이라 한다. 그만큼 이번 앨범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앨범은 다른 어느 때보다 가족 앨범의 성격을 띤다. 이탈리아 드럼 연주자 간디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족으로 연주자가 구성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위기에 연주가 종속된 형태로 음악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감의 나눔을 통해 자연스러운 결을 따라 흐르는 음악은 다른 어느 때보다 밀도 높은 연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스테레오 채널의 좌우를 나누어 위치하는 디노 살루지의 반도네온을 중심으로 처음 등장하는 아들 호세 마리아 살루지의 전자 기타, 그리고 디노 살루지의 형인 펠릭스 살루지가 연주하는 우수 가득한 색소폰, 사운드에 탄력을 부가하는 조카 마티아스 살루지의 베이스가 다른 어느 때보다 재즈적인 형태를 유지하며 등장한다. 물론 디노 살루지의 기본을 이루는 우수와 슬픔의 정서는 지난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Juan Condori – Dino Saluzzi Group (ECM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