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발매되었던 조 로바노의 <I’m All For You>에서 나는 이제 조 로바노를 거장으로 바라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가 연주하는 발라드 곡들은 단순히 젊은 연주자들의 달콤한 멜로디 라인으로는 흉내내기 어려운 원숙하고 넉넉한 분위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이제 그는 새로움을 찾으면서도 경험이 가져다 준 연륜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앨범은 나를 비롯한 여러 평자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감상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듯싶다. 그것은 아무래도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은 조 로바노의 색소폰 톤 컬러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거 아치 쉡의 발라드 연주에서 육중한 무게감을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건 지난 해의 앨범은 음악적으로 큰 만족을 줄만한 앨범임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것은 조 로바노를 비롯한 세션 연주자들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그로부터 일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연주를 담은 앨범을 발매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 앨범이 과연 첫 번째 앨범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고 가졌던 의문에 이 앨범은 가능하다는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특히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보다 훨씬 더 감상이 용이하다. 그것은 발라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곡 자체가 요구하는 정서에 맞게 조 로바노를 비롯한 멤버들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라드는 발라드답게 그보다 조금 더 빠른 곡은 그에 상응하는 분위기로 네 연주자들은 함께 연주해 나간다. 그리고 그 사이 동료의식도 더 강해진 듯 훨씬 더 밀도가 높아진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네 연주자들의 즐거운 만남은 감상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만하다. 이런 이유로 이번 앨범에 대해서도 나는 엄지 손가락을 높이 치켜 세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