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브라운은 베이스 하면 제일 먼저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의 단단하면서도 탄력 넘치는 톤과 안정적인 스윙감은 이후 많은 연주자들의 모범이 되었다. 그만큼 한때 그의 아내이기도 했던 엘라 핏제랄드를 비롯하여 행크 존스, 블로섬 디어리, 프랑크 시나트라, 모던 재즈 쿼텟, 찰리 파커같은 유명 연주자들이 그를 찾았다. 특히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멤버로 여러 명반을 녹음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도 수 많은 앨범을 녹음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그는 더 많은 앨범을 녹음했다. 그 가운데 이 앨범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멤버로 활동하던 1960년에 녹음된 것이다. 그런데 베이스 연주는 조 몬드라곤에게 맏기고 자신은 첼로를 연주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어느 날 먼저 첼로에 관심이 있었던 동료 베이스 연주자 키터 베츠가 그의 집에 놓고 간 첼로를 시험 삼아 연주해 본 것이 계기가 되어 꾸준히 연습한 끝에 첼로 앨범을 녹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녹음된 앨범에서 그는 기타의 가장 낮은 음역대와 베이스의 가장 높은 음역대 사이에 자리잡은 첼로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사운드의 전면에 나서서 솔로를 펼쳤다. 그리고 그 솔로는 베이스보다 높은 음역대에서 이루어진 만큼 산뜻하고 경쾌했다. 또한 기존 베이스 연주에서처럼 피치카토 주법으로 일관했지만 멜로디를 훨씬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한편 레이 브라운의 솔로 연주 외에 첼로의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에 맞춘 밥 쿠퍼, 폴 혼, 지미 로울스 등이 참여한 빅 밴드의 연주 또한 인상적이다. 러스 가르시아의 편곡에 맞추어 10명의 연주자들이 레이 브라운과 호흡을 맞췄는데 첼로 솔로만큼이나 청량한 질감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매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