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어쿠스틱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의 새로운 앨범이다. 이 트리오는 폴란드의 트럼펫 연주자 토마추 스탄코의 밴드로 ECM 레이블에 입성한 이후 이제는 당당하게 ECM 레이블의 피아니즘을 이끌 트리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번 새 앨범은 보다 대중적 지명도를 높이려는 제작자 맨프레드 아이허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것은 무엇보다 트리오가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로 이름을 정하면서 피아노 연주자 중심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에서부터 드러난다. 물론 이전부터 마르신 바실레프스키는 리더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앨범 녹음이나 연주만큼은 세 연주자가 공평하게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갖는 민주적 형태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제 트리오의 연주는 앨범의 마지막 즉흥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아노 중심으로 확고히 돌아선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트리오 연주에서 평소 부드러운 드럼을 추구해온 맨프레드 아이허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로 인해 사운드의 치열함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이 트리오의 음악이 지닌 품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적인 침묵과 여백, 재즈적 긴장을 결합한 연주, 멜로디 보다는 보이싱을 통해 만들어 낸 분위기의 지속을 더 추구하는 연주는 그 자체로 최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자작곡 외에 팝 가수 프린스의 “Diamonds & Pearls”를 비롯하여 칼라 블레이의 “King Korn”, 키스 자렛 트리오 멤버로 연주되었던 게리 피콕의 “Vignette”, 토마추 스탄코의 “Balladyna”, 그리고 엔리오 모리코네의 “Cinema Paradiso” 등을 연주했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January – Marcin Wasilewski Trio (E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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