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에 발매되었던 데이브 브루벡의 앨범 <Private Brubeck Remembers>(Telarc)은 그 편안한 연주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브루벡을 좋아하는 감상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의 내용이 그가 2차 대전 기간 동안 했던 군복무 시절에 대한 회상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혹시 데이브 브루벡이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5년에 발매된 퀄텟 앨범 <London Flat London Sharp>(Telarc)로 이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런 그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혼자 연주했다. 앨범 타이틀은 <Indian Summer>. 캐나다에서 10월경에 갑자기 여름처럼 더워지는 특이한 날씨를 의미하는 타이틀이다. 아마 데이브 브루벡은 최근 자신이 펼치고 있는 활동이 인디언 섬머 같은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나는 데이브 브루벡이 이처럼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렇기에 그의 느린 연주는 전혀 젊음의 아쉬움, 나이 듦의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현실에 대한 인정과 관조, 그로 인한 기분 좋은 인생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86세 노장다운 연주란 이런 것이 아닐까?
Indian Summer – Dave Brubeck (Telarc 2007)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