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의 앨범은 개인적인 세계를 지향한다. 그것은 그녀가 노래하고 있는 곡들이 스탠더드가 아닌 앨범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이라는 데서 먼저 찾을 수 있지만 그와 함께 새로운 정서로 전통과는 거리가 있는 창법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특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실제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가사를 스모키 보이스로 노래하는 여진의 보컬은 그윽한 향취가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단순히 여진 혼자만의 앨범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여진이 직접 쓴 가사를 토대로 전곡을 기타 연주자 송용창이 작곡했을 뿐더러 연주에 있어서도 그의 목소리가 상당히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두 사람의 공동 앨범으로 발표했다면 어땠을까? 한편 후반부로 갈수록 전반부에서부터 유지되었던 사운드의 균질성이 다소 흐트러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소신 있게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새로운 여성 보컬의 출현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In Gray – 여진 (Audioguy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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