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min’ To Myself – Linda Ronstadt (Verve 2004)

  재즈가 분명 자기 쇄신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음악이라지만 나름대로 100년의 시간을 보낸 지금 향수와 안정의 음악으로서의 이미지 또한 견고해 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이 앨범을 들으면서 하게 된다. 린다 론스타트 하면 사실 어덜트 컨템포러리 뮤직의 대표적인 여성 보컬이 아니었던가? 그랬던 그녀가 재즈를 노래한다. 최근 브라이언 페리, 로드 스튜어트 등이 재즈의 고전을 욕심부리지 않고 자기식대로 해석해 큰 반향을 얻었던 것의 연장 선상에서 바라볼만한 일이다. 하지만 언급한 두 남성 보컬에 비해 린다 론스타트의 노래들은 신선함은 덜하다. 필자의 기억이 확실하다면 한 두 장 이전에 재즈 앨범을 녹음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그녀의 보컬 음색이나 노래 실력은 재즈를 노래할만하다는 개연성을 상정하게 만든다. 실제 그녀의 곱고 온화하게 노래들을 듣다 보면 이해의 차원을 넘어 과거 팝과 재즈의 성향을 동시에 드러내었던 블론디 보컬들의 매혹적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 반대로 향수와 따스함이 느껴지는 전통적 스탠더드 재즈 보컬 반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 앨범이라 해도 수긍이 갈 것이다. 이러한 점은 “자신에 대한 가벼운 콧노래”라는 타이틀처럼 팝 음악에서 정상에 섰던 여가수의 자만을 멀리하고 큰 욕심 없이 즐거이 노래에 열중했기 가능한 것이다. 뭐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노장의 노래가 재즈의 정서를 충실히 전달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