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의 여성 보컬 홀리 콜의 이번 13번째 앨범의 타이틀은 보통 첫 앨범에나 붙일 법한 자신의 이름이다. 그만큼 자신의 음악적 본질에 가까운 사운드를 담아내려 했다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음악적 본질이란 하나의 스타일로 규정되기 보다는 어두움이라는 정서적인 면으로 규정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 이 앨범에서 홀리 콜의 스모키 보이스는 평소보다 더 걸쭉하며 뇌쇄적이고 어둡게 들린다. 여기서 어둡다는 것은 우울함이나 슬픔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엇인가 긴장 가득한 사건이 일어날 법한 분위기를 연출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곡인‘Waters Of March’를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늘 밝고 산뜻하게 노래되었던 이 곡은 홀리 콜에 의해 어둡게 탈색된 톤으로 노래되었다. 그 밖에 원래 마크 알몬드의 곡인 ‘The House Is Haunted by the Echo of Your Last Goodbye’도 서스펜스를 동반한 육감적인 면을 전달하며 이번 앨범의 성격을 규정한다. 한편 길 골드스타인과 마티 엘리히를 주축으로 뉴 올리언즈 풍의 흥겨움과 프랑스적 감상을 오가는 사운드도 홀리 콜의 목소리만큼이나 인상적이다.
Holly Cole – Holly Cole (Koch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