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 Donald Harrison (Nagel Heyer 2004)

dh  도널드 해리슨은 아트 블레이키가 발굴했던 실력파 연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하지만 데뷔 이후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약간 노출이 덜 되었다고나 할까?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분명 그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신예 연주자들에게 밀려 어느새 평범한 중견 연주자 정도의 이미지만을 얻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Heroes>앨범을 듣게 된다면 왜 이 알토 색소폰 연주자를 대중과 시장은 과소 평가를 해왔던가 의심하게 된다. 피아노가 없는 트리오의 형식으로 론 카터, 빌리 코햄과 녹음한 이 앨범은 도널드 해리슨의 완숙의 경지에 이른 연주력과 과감성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피아노가 없는 편성을 적극 활용하여 보다 더 자유롭게 평범과 긴장 사이를 오가는 연주를 펼치는 그의 색소폰은 다른 어느 때보다 강렬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에서도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냉철함도 보여준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 낸 현대적 긴장감은 의외로 상당히 짜릿하다. 한편 싱싱한 도널드 해리슨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그와 함께 하는 두 노장의 연주 또한 관습적 느긋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특히 론 카터의 베이스는 다른 어느 때보다 싱싱한 긴장을 만들어 낸다. “My Funny Valentine”같은 고전 연주에서 론 카터의 모습을 찾아보기 바란다. 만약 앨범을 앞에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이 앨범에 대한 나이는 10년 이상 젊게 추측될 지 모른다. 전통적인 재즈의 이디엄 안에서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모처럼 느끼게 해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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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해리슨은 아트 블레이키가 발굴했던 실력파 연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하지만 데뷔 이후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약간 노출이 덜 되었다고나 할까?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분명 그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신예 연주자들에게 밀려 어느새 평범한 중견 연주자 정도의...Heroes – Donald Harrison (Nagel Heyer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