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시작된 자라섬 재즈 콩쿨에서 우승하기 이전부터 켄지 오매는 실력파 색소폰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게다가 토론토와 뉴욕에서 활동했던 경력만큼 그는 한국이라는 지역과 상황을 넘어 현대 포스트 밥을 이끄는 젊은 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세계적인 음악적 기반을 지녔다. 이것은 실력에 비해 다소 늦었다 싶은 그의 이번 첫 번째 리더 앨범도 이를 확인하게 해준다. 지난 2006년 1월 뉴욕에서 녹음된 이 앨범은 단 하루 만에 녹음된 것이지만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구했을 자신만의 개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 중 안정된 톤을 바탕으로 한 명쾌한 속주와 지적인 발라드, 그리고 열정적이지만 짧은 순간 냉철하게 사고한 끝에 선택한 듯한 음들로 이루어지는 프레이징의 극적인 전개는 연주자로서의 켄지 오매가 지닌 능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그는 연주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동료 연주자들과의 숨막히는 호흡을 통해 그는 진정한 연주의 매력은 리더 외에 모든 연주자들이 동등한 솔로를 펼칠 수 있을 때 발생함을 증명한다. 실제 이 앨범은 리더를 위해 다른 연주자들이 희생되는 법이 없다. 특히 조지 콜리건의 피아노 연주는 켄지 오매만큼이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켄지 오매의 존재감이 그만큼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외려 보다 적극적인 멤버들의 연주로 두터워진 사운드는 켄지 오매의 리더로서의 능력을 부각시키며 나아가 그의 솔로 연주를 화려하게 치장하는 효과를 발생한다. 그리고 리더와 그룹 연주 모두가 매력을 발산하는 이러한 사운드는 분명 기존 한국 재즈에서 맛보기 힘든 것이다. 흔히 말하는 때깔 자체가 다르다고나 할까? 그러므로 켄지 오매의 이번 앨범은 그의 능력을 확인하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 재즈에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