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의 미샤 알페린은 ECM의 피아노 연주자 가운데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음악적으로 보면 확고한 자기 색을 지닌 연주자다. 이번 앨범은 그가 6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러시아 근방의 동유럽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그만의 투명한 연주를 다시 한번 들려준다. 특히 이번 앨범은 각각 미샤 알페린과 앨범을 녹음했었던 러시아 출신의 혼 연주자 아카디 쉴크로퍼와 독일 출신으로 로자문트 퀄텟의 멤버이기도 한 첼로 연주자 안야 레흐너가 참여했다. 그러나 세 연주자가 한 공간에서 연주하는 경우보다 미샤 알페린의 피아노 솔로와 듀오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미샤 알페린이 아무리 찰리 파커와 아트 테이텀, 텔로니어스 몽크 등을 들으며 재즈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를 바랬던 인물이라 하지만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은 피아노 솔로의 전개 방식이나 악기의 활용 방식 등에 있어 이전보다 더 클래식 친화적인 면을 띄고 있다. 사실 그에게는 재즈와 클래식의 구분보다 진공의 공간 속에서 세 악기의 탐미적 어울림에 더 관심이 많았겠지만 말이다.
Her First Dance – Misha Alperin (ECM 2008)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