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byor – Jim Black (Winter & Winter 2004)

jb드럼 연주자 짐 블랙이 이끄는 그룹 AlasNoAxis의 세 번째 앨범이다. 어느새 세 번째 앨범이지만 아직도 필자는 이 그룹의 음악에 내재된 명확한 방향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중심 축이 없는(No Axis) 느낌인데 그것은 바로 그룹의 연주가 재즈보다는 롹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롹적인 느낌은 단지 사운드의 질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4명의 멤버들이 솔로에의 의지를 그다지 드러내지 않고 말 그대로 그룹 차원의 합주에 더 신경을 쓴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실제 앨범의 사운드는 간결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음에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주는데 그 허전함은 보컬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말하자면 반주만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인데 사실 보컬만 있다면 영락없는 롹 앨범이 될 것이다. 또한 멜로디의 전개가 아닌 소리의 강약에 입각해 곡의 흐름이 변화한다는 것도 재즈보다는 롹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장르의 모호함과 상관없이 이 단순해 보이는 연주 속에서도 네 연주자들의 협력관계는 상당하다. 보컬 대신 크리스 스피드가 연주하는 색소폰이 전체 사운드를 리드하고 있지만 그의 색소폰은 결코 그룹 사운드 밖을 나오지 않는다. 정해진 테마의 길을 따라 매끄러운 톤으로 연주를 해나가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리듬 섹션과 관계를 역전시킨다. 그러니까 어느 순간 색소폰이 만들어 낸 반복적인 단순 멜로디가 어느새 사운드 아래로 들어가 다른 연주자들을 부상시킨다는 것이다. 장르에 대한 혼란에서 벗어난다면 아주 재미있는 감상을 할 수 있는 앨범이다.

댓글

드럼 연주자 짐 블랙이 이끄는 그룹 AlasNoAxis의 세 번째 앨범이다. 어느새 세 번째 앨범이지만 아직도 필자는 이 그룹의 음악에 내재된 명확한 방향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중심 축이 없는(No Axis) 느낌인데 그것은 바로 그룹의 연주가 재즈보다는 롹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롹적인 느낌은...Habyor – Jim Black (Winter & Winter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