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니 버렐은 굴곡 없이 꾸준한 모습으로 재즈 기타의 전형을 든든하게 유지한 연주자이다. 그렇다고 개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스윙감과 빠른 연주에서도 과장하지 않는 절제미, 담백하고 명료한 톤, 유려한 리듬감은 다른 연주자들과 구분되는 그만의 매력이었다. 또한 솔로 연주만큼이나 다른 연주자들을 빛나게 하는 조연 역할에도 뛰어나 많은 연주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여기에는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1954년 12월과 1965년 4월에 녹음된 이 앨범은 케니 버렐이 지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범에서 그는 일렉트릭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를 오가며 탁월한 블루스적인 감각을 가미한 재즈 기타의 전형적인 연주부터 클래식, 라틴 스타일의 연주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앨범 타이틀은 이처럼 스타일을 아우르는 그의 연주력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와의 앨범 편곡으로 유명한 길 에반스에게 편곡과 밴드의 지휘를 맡겼다. 길 에반스는 기타 연주자의 다양한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또한 편곡에 있어 빅 밴드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블루스적 색채가 강한 ‘Downstairs’, 라틴 타악기가 돋보이는‘Breadwinner’처럼 소규모 편성으로 녹음된 곡들이 이를 말한다. 나아가 원래 거쉰이 피아노를 위해 만들었던 ‘Prelude No.2’는 기타 솔로로만 연주하게 했다. 그래도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이라 한다면 10분여에 이르는 ‘Lotus Land’가 될 것이다. 길 에반스만의 긴장과 나른함을 교차시킨 편곡과 케니 버렐의 클래시컬한 기타의 어울림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Sketch Of Spain>(1960)의 케니 버렐식 답변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