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은 GRP 레이블이 아리스타 레이블을 떠나 독자적인 길을 걸은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위해 데이브 그루신과 래리 로젠은 기념 앨범을 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를 위해 두 제작자는 아르투로 산도발, 랜디 브레커, 에릭 마리엔탈, 넬슨 랜겔, 탐 스콧, 밥 민처, 데이브 웨클, 러셀 페런트, 데이빗 베노잇, 데이브 발렌틴, 에디 다니엘스, 리 릿나워 등 당시 레이블에 소속되었던 연주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과 함께 한 기념 앨범은 GRP 레이블 특유의 퓨전 재즈가 아닌 하드 밥의 전통을 충실하 따르는 빅 밴드 재즈 앨범이었다. 이것은 GRP 레이블을 퓨전 재즈 전문 레이블에 머무르지 않고 재즈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보다 폭 넓은 성향의 레이블로 나아가게 하고 싶었던 두 제작자의 의지 때문이었다.
이 앨범이 더욱 놀라웠던 것은 평소 퓨전 재즈 쪽에만 정통한 것으로 여겨졌던 연주자들이 빅 밴드와 하드 밥의 어법들을 훌륭하게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소니 롤린스의 ‘Airegin’을 시작으로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 허비 행콕의 ‘Maiden Voyage’, 리 모건의 ‘Sidewinder’, 웨인 쇼터의 ‘Footprints’등을 거쳐 칙 코리아의 ‘Spain’에 이르기까지 하드 밥 시대의 대표 곡들을 빅 밴드의 일체감과 하드 밥의 화려한 솔로를 탁월하게 결합해가며 연주해 나갔다. 그래서 퓨전 재즈의 틀 안에서 이해되었던 이 연주자들도 재즈의 전통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특히 에릭 마리엔탈과 넬슨 랜겔의 알토 색소폰 연주는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앨범은 호평 속에서 GRP 레이블의 지난 10년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그래서 데이브 그루신과 래리 로젠은 이후 앨범 <All Blues>와 <Live!>로 제작을 이어갔다. 그러나 두 제작자가 레이블을 떠나면서 좋은 역사를 만들수 있었던 빅 밴드의 성장도 멈추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