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e – Rachel Z (Chesky 2005)

rz여성 피아노 연주자 레이첼 Z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면 대부분의 한국 재즈 감상자들은 지난 2003년 비너스 레이블을 통해 발매했던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 앨범은 분명 여성이라고 믿기지 않는 박진감과 대범한 프레이징이 돋보이는 피아노 연주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만약 이 앨범에 대한 강렬한 추억을 지닌 감상자라면 이번 레이첼 Z의 신보는 의외성을 지닐 것이다. 왜냐하면 피아노 연주보다는 노래에 더욱 치중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게 되니 말이다. 레이첼 Z는 내지에서 어릴 적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가수로서의 재질을 새롭게 재 발굴하고자 했음을 의도로 밝힌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의도만큼 잘 표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의 고운 미성은 지금까지 가치를 전복시킬 정도로 파괴력을 구사하던 그녀의 피아노와는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나마 그다지 큰 매력을 주지 못한다. 이로 인해 남성적인 피아노마저 다소 소심하고 밋밋한 스타일로 바뀌었다. 이것은 U2의 곡을 연주한 One, 너바나의 곡을 연주한 Come As You Are같은 곡에서 쉽게 발견된다. 그저 하나의 길만 팠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앨범이다.

댓글

여성 피아노 연주자 레이첼 Z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면 대부분의 한국 재즈 감상자들은 지난 2003년 비너스 레이블을 통해 발매했던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 앨범은 분명 여성이라고 믿기지 않는 박진감과 대범한 프레이징이 돋보이는 피아노 연주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만약 이 앨범에...Grace – Rachel Z (Chesky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