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스 연주자 테츠오 사쿠라이가 펼치고 있는 솔로 활동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자유롭게 자신의 음악적 욕구에 충실하게 행동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자신의 음악적 자아는 하나가 아니라 다수라는 것을 말하려는 듯 다양한 편성과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운 여러 명의 사쿠라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봄에 국내에 소개되었던, 여러 브라질 음악인들과 함께 다른 누구보다 브라질적인 음악을 선보였었던 앨범 <Cartas Do Brazil>과 뒤늦게 이번에 소개되는 2001년작 <Gentle Herats>간에는 테츠오 사쿠라이라는 베이스 연주자가 참여했다는 객관적 사실 외에는 어떠한 음악적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다. 기타 연주자 그렉 하우, 드럼 연주자 데니스 체임버스와 함께 한 이 앨범은 연주의 즐거움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분출하는 세 연주자들의 열정적 모습을 담고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즐겁게 최상의 연주를 펼치자는 것이 앨범의 주제였던 양 세 연주자들의 연주는 기교의 극한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숨가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세 연주자들이 그 와중에서도 다른 동료를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곡들은 뛰어난 기교의 향연 속에서도 탄탄한 그룹 연주를 통해 플러스 알파를 발산하고 있다. 따라서 정작 박진감 넘치는 연주 속에서 가장 부드러운 곡을 앨범 타이틀로 정한 것은 바로 개인이 아닌 그룹 연주의 정점을 향한 세 연주자의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이 세 연주자들은 이번 9월 가평에서 펼쳐질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출연한다고 한다. 앨범에 담긴 고밀도의 연주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니 기대가 된다.
Gentle Hearts – Tetsuo Sakurai (Victo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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