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페리코 샘비트는 라틴 재즈에 집중된 스페인의 재즈 연주자들 중에서 주목할 만한 포스트밥 색소폰 연주자이다. 그의 ACT레이블 데뷔 앨범에 해당하는 이 앨범은 즉흥 연주로 곡을 펼치는 부분과 다시 각 연주자들이 만나 정리하는 부분을 정교하게 설정한 작,편곡의 뛰어남이 드러난다. 이처럼 사전에 냉철하게 어떤 내용의 연주를 할 것인가를 미리 고려한 지적인 연주이기에 각 연주자들의 솔로 연주들은 순간적인 즉흥에 충실하면서도 결코 과장하지 않는 철저한 자기 통제가 드러난다. 그래서 곡의 진행이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다. 이런 연주를 위해 페리코 샘비트는 일종의 포스트 밥 수퍼세션을 구성했는데 그 중에는 그의 오래된 동료인 브래드 멜다우와 커트 로젠윙클(게스트)을 포함되어 있다. 정말 이 두 연주자가 페리코 샘비트와 맞춰 나가는 호흡은 최고인데 특히 브래드 멜다우가 색소폰 솔로에 반응하는 짧막짧막한 컴핑들은 이 감정에 잘 치우치는 연주자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다른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로 페리코 샘비트의 색소폰을 중심으로 긴밀한 호흡을 맞추어 나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앨범의 타이틀 은 단지 페리코 셈비트와 연주자들간의 우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작곡을 실현하는데는 각 연주자들의 충분한 이해가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포스트 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앨범이다.
Friendship – Perico Sambeat (ACT 2003)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