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와케니어스는 우리 베이스 연주자 전성식과 함께 한 앨범 <Twilight>(AMP 2002)나 키스 자렛의 곡들을 애정으로 연주했던 <Notes From The Heart>(ACT 2006)를 통해 현대적이고 서정적인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그는 베이스 연주자 NHOP와 함께 했던 기타 연주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전통적인 비밥 사운드에 기반한 연주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라이선스로 발매되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국에서의 이미지가 확 바뀌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지난 2003년에 발매되었던 이 앨범에 담긴 지극히 서정적인 연주 때문이다. 그렇게 화려하지 않게 필요한 음들을 연주하면서 그는 편안함과 슬픔, 낭만 등의 정서를 매우 담담하게 표현해 나간다. 그런데 이 담담한 연주가 주는 감정적 파장은 감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감동적이다. 게다가 담담함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그 감동은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멜로디를 중심으로 한 연주가 주는 만족과는 다른 차원이다.
한편 연주된 곡들의 면모 또한 매우 알차다. 우리 민요 “아리랑”을 비롯하여 류이치 사카모토의 “Bibor No Azora”, 팻 메스니의 “Always And Forever”등의 곡이 몇 곡의 스탠더드 곡, 그리고 울프 와케니어스의 자작곡과 함께 연주되었다. 특히 앨범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는 라스 다니엘슨의 “Suffering”은 베이스 연주자의 리더 앨범이었던 <Libera Me>(ACT 2004)에서와는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분명 울프 와케니어스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