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우리를 감동시킬 상당수의 음악을 모르고 지나쳤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 음악의 전통적 가치와 음악적 진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 계기였고 은퇴의 길을 걷고 있었던 나이든 각각의 노장 멤버들은 솔로로서 뒤늦게 자신의 음악적 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있었던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유일한 여성 보컬이었기에 보다 더 색다른 존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의 2000년도 앨범 <Vuena Vista Social Club Presents Omara Portuondo>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발매된 포르투온도의 신작 <Flor De Amor 사랑의 꽃>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서 보여주었던 쿠바 음악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포르투온도의 음악적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쿠바 음악에 브라질 인 요소를 가미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앨범의 마지막 곡 “Casa Calor”는 브라질의 칼리뇨스 브라운과 주니어 코스타에 의해 작곡된 브라질의 대중 음악이다. 한편 앨범에는 쿠바 연주자들 외에 브라질 출신의 연주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또 특별히 일렉트릭 기타, 키보드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를 감싸는 코러스도 매우 현대적인 세련미가 묻어난다. 이 모두 포르투온도가 다시 과거가 아닌 현재와 호흡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표현되는 쿠바의 향수적인 측면들이다. 비록 사운드와 편곡이 현대적 측면을 띄고 있지만 그 정서적 느낌은 아직도 과거의 향수를 자극한다. 예로 “Hermosa Habana”나 “Habanera Ven”같은 곡은 여전히 하바나의 낭만적 밤, 후덥지근한 열기에서 이루어지는 영화 같은 사랑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사실 새로운 모습을 시도하는 것은 음악적으로 좋은 일이지만 일반적인 감상자가 기대하는 것은 사라져가는 지난 시절의 것을 온전히 보존하는 포르투온도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