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이 재즈에 대해 지닌 열정은 대단하다. 이 앨범만 해도 파리의 중고 재즈 음반 매장 파리 재즈 코너가 제작한 것으로 프랑스인들의 재즈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바니 윌랑은 아트 블레이키가 음악을 담당했던 로제 바딤 감독의 영화 <위험한 관계>의 사운드 트랙 연주로 유명한 프랑스의 색소폰 연주자다. 이 앨범은 1986년 여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렸던 라디오 프랑스 페스티벌의 공연을 담고 있다. 이 공연은 오랜 시간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그의 복귀를 알리는 의미를 지닌다. 오랜만의 무대라서 그런지 그는 특이하게 기타 연주자 필립 쁘띠와의 소박한 듀오 연주를 선택했다. 그리고 연주에 있어서도 그토록 뜨겁던 열정을 차분히 식히고 푸근함과 여유로운 분위기로 일관된 연주를 펼치고 있다. 그래서 넉넉한 음색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그의 솔로 연주는 우아하고 낭만적이다. 필립 쁘띠의 기타는 최대한 바니 윌랑의 연주를 살려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간간히 드러나는 색소폰에 대한 대위적 선율들은 자칫 단출한 편성이 줄 수 있는 지루함을 상쇄시키고 있다. 한편 이 공연 이후 그는 곧바로 앨범 <La Note Bleue>를 녹음하고 제 2의 전성기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