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lini Jazz – Enrico Pieranunzi (Cam Jazz 2003)

 필자는 Cam Jazz 레이블의 앨범을 들을 때마다 재즈의 힘을, 연주자의 창조성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곤 한다. 그것은 이 레이블의 정책이 영화 음악을 소재로 한 재즈 앨범 제작인 만큼 아무래도 다양성의 담보라는 측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킬만한데 의외로 대부분의 앨범들이 영화라는 소재 자체에 매몰되지 않으며 나아가 여타 다른 레이블 이상으로 자유롭고 창조적인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엔리코 피에라눈지의 앨범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은 그 제목처럼 이태리 영화의 거장 중의 거장인 페데리코 펠리니-엄밀하게 말한다면 그의 영화 음악을 담당했던 니노 로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영상에 종속되었던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 영상이 여러 가지 이태리적인 정서를 잘 드러냈던 펠리니였기에 연주자는 곡의 해석에 있어 원래의 정서를 재현하는 것에 치우치기 마련이다. 이것을 엔리코 피에라눈지도 의식했을까? 그 역시 이태리적 시정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연주자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따랐으리라 생각된다. 그 결과 앨범에 담긴 사운드는 영화와 그 음악에 고유하게 내재된 정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재현보다는 연주자들의 새로운 만남과 그 함께하는 연주의 즐거움이 더 강조되고 있다. 실제 이 앨범은 참여 연주자의 면모로 본다면 슈퍼 세션이라 할만하다. 케니 휠러, 찰리 헤이든, 폴 모시앙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서로 잘 알고 있는 관계이면서도 정작 한자리에 모여 연주를 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들의 협연은 그 자체로 감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끄는데 실제 정교한 편곡을 통한 완벽한 역할 분할을 기반으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나가는 각 연주자들의 연주와 그 협연은 정서적인 동시에 이에 매몰되지 않는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연주의 전면에 나선 케니 휠러와 크리스 포터의 연주에 담긴 절제된 감상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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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Cam Jazz 레이블의 앨범을 들을 때마다 재즈의 힘을, 연주자의 창조성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곤 한다. 그것은 이 레이블의 정책이 영화 음악을 소재로 한 재즈 앨범 제작인 만큼 아무래도 다양성의 담보라는 측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킬만한데 의외로 대부분의 앨범들이 영화라는 소재 자체에 매몰되지 않으며 나아가 여타 다른...Fellini Jazz - Enrico Pieranunzi (Cam Jazz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