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퓨전 재즈의 인기는 그렇게 높지 않다. 대신 그 자리를 스윙이나 재즈적인 감각이 드러나는 라운지 뮤직이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간혹 등장하는 유럽 내에서의 퓨전 재즈 앨범들은 미국적인 정서가 강하게 드러나는 퓨전 재즈와는 다소 다른 양상의 음악을 들려준다. 이번 노베첸토의 경우도 일렉트로 어쿠스틱적인 분위기에서 유럽 스타일의 도시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퓨전 재즈에서 유럽식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유럽에서의 연주이기에 자연스레 생성된 천성적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앨범의 제목처럼 이 앨범에 초빙된 연주자들 상당수는 미국인들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마이클 브레커, 에디 고메즈, 빌리 코브햄같은 쟁쟁한 연주자들이 이 앨범에 참여하여 노베첸토의 요청을 따라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해 주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러한 유명 연주자들의 참여로 인해 노베첸토의 존재가 축소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 앨범에서 노베첸토 본인들은 반주자 이상의 역할-물론 보컬이 있기는 하지만-을 머무르고 있다. 그저 이들의 반주적 연주가 유럽식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까? 아무튼 솔로를 펼치는 초빙 연주자들의 존재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들 초빙된 연주자들에 의해서 재즈적인 면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이 앨범의 맹점이다. 차라리 초빙된 연주자를 의식하지 않으면 더 좋게 들을 수 있겠다.
Featuring… – Novecento (Nicolossi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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