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드로 누에보의 기타 연주자 로버트 울프와 첼로 연주자 파니 카메르란데르가 함께 한 이 앨범은 모든 것이 정지되고 숨을 죽인 어둠의 공간에 대한 하나의 수채화 같다. 촉촉하게 공간에 울려 퍼지는 기타와 묵직한 저음 현의 울림이 만들어 낸 가슴 시린 첼로가 만들어 내는 느린 선율들은 모두가 비가(悲歌)로 들린다. 그리고 그 비가들은 찰리 헤이든, 칙 코리아, 스팅의 재즈부터 마누엘 드 팔라, 카잘스 등의 클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장르 음악을 두 연주자는 차이를 두지 않고 그들만의 건조하고 담담한 무채색의 정서로 즉흥 연주와 기보 연주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그들만의 음악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에서 두 악기를 감싸는 공간적 느낌, 잔향의 기술적 사용이 만들어 낸 공간감은 음악의 어두운 정서를 한층 배가 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무튼 재즈와 클래식 모두를 자신의 정서에 맞게 훌륭하게 연주한 앨범을 만났다.
Faro – Robert Wolf & Fany Kammerlander (Fine Music 2004)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