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ly – Michel Graillier (Le Chant Du Monde 2005)

mg발매는 2005년에 되었지만 실제 녹음은 1991년에 되었던 미셀 그라이에의 감추어진 녹음이다. 어딘가 91년 당시의 앨범이 존재할 법한데 찾기가 힘들다. 아무튼 이 앨범을 들으면서 필자는 왜 이 앨범이 그 동안 먼지를 먹고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번 앨범이야말로 미셀 그라이에의 피아노가 지닌 장점, 그러니까 차분하게 테마를 확장시키고 그 속에 촉촉한 기운을 불어 넣는 것, 복잡함 대신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을 그래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로지 그의 솔로 피아노만 공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그가 연주하는 곡들이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을 시작으로 존 콜트레인, 맥코이 타이너, 행크 모블리, 태드 존스, 그리고 스티비 원더 등 각기 개성이 강한 작곡가의 곡들이기 때문이다. 이 곡들을 그는 그만의 감성으로 새롭게 물들였다. 마치 몇 해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지오바니 미라바시가 <Avanti!>(Sketch 2001)앨범에서 혁명가 투쟁가 등을 연주하며 정치성을 정화시켰던 것에 비교할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과 편안함, 부드러움을 만들어 낸 것은 앨범의 녹음 상태다. 파리 근교의 교회에서 녹음된 이 앨범의 피아노 사운드는 꿈결처럼 피어올라 침묵의 공간을 천천히 천천히 유영하는 것만 같다. 절대 귀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 공간감과 잔향의 울림이 음악을 마치 그 자리에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어찌 음악이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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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는 2005년에 되었지만 실제 녹음은 1991년에 되었던 미셀 그라이에의 감추어진 녹음이다. 어딘가 91년 당시의 앨범이 존재할 법한데 찾기가 힘들다. 아무튼 이 앨범을 들으면서 필자는 왜 이 앨범이 그 동안 먼지를 먹고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번 앨범이야말로 미셀 그라이에의 피아노가 지닌 장점, 그러니까 차분하게...Fairly – Michel Graillier (Le Chant Du Monde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