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타미 스미스가 그동안 Linn 레이블에서 활동하다가 자신의 레이블 스파르타쿠스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다. (ESC는 배급 담당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음악적 방향은 이전의 앨범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에 타미 스미스가 “진화”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유는 작곡과 솔로의 적절한 활용에 있다. 타미 스미스는 작곡 단계부터 솔로가 치고 들어올 여지를 충분히 마련해 놓았고 이를 연주자별로 적절히 안배했다. 그리고 이 솔로들을 활용하여 그는 곡의 극적인 구성을 완성해 나간다. 특히 그 극적인 면이 솔로의 중심 이동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가장 큰 재미다. 다른 누구보다 솔로 연주자로서의 색이 분명한 조 로바노, 존 스코필드, 존 테일러-그의 참여는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상당히 의외로 다가온다. 존 패티투치, 빌 스튜어트를 이번 앨범에 부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 이 탁월한 솔로의 명수들이 자신의 솔로를 펼칠 때면 앨범의 주인이 타미 스미스가 아니라 마치 그 솔로 연주자인 양 앨범의 중심이 자연스레 이동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각 연주자들의 차이로 인해 전체 사운드는 극적인 진행을 보인다. 한편 이러한 자율성 속에서도 각 곡들이 치밀하게 느껴지는 것은 타미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리딩 능력 때문임은 물론이다. 결국 타미 스미스의 “진화”는 단순한 작곡 능력의 발전이 아닌 재즈의 연주적 측면을 보다 극대화 시킨 역동적 작곡에 있었던 것이다.
Evolution – Tommy Smith (ESC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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