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콥 영의 지난 앨범 (Curling Legs 2001)을 통해 짐 홀에 기원을 두고 있는 듯한 동그랗고 명료한 그만의 기타 톤과 높은 정서적 표현력에 감동했던 적이 있다. ECM의 제작자 맨프레드 아이허 역시 이러한 야콥 영의 음악에 반했던 것일까?
ECM에서의 첫 번 째 앨범인 이번 에서 야콥 영은 변하지 않는 탁월한 기타 연주만큼 감성에서 출발해 이성으로 정리한 듯,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 편곡 솜씨를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곡들은 모두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새로움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아련함의 정서로 귀결되는 면을 보인다. 그리고 이 아련함의 정서는 나아가 팻 메스니와는 또 다른-오히려 알도 로마노와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노마드적인 정서와 연결되어 감상 내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게 하는 힘이 있다. 한편 이러한 정서적 측면은 결코 즉흥 연주를 제약하지 않고 오히려 그룹 차원의 즉흥 연주를 통해서 보다 더 강조되고 있다. 특히 공간적인 동시에 서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야콥 영의 기타는 모든 면에서 매우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전면에 부각되고 있는 마티아스 아익의 트럼펫 연주 역시 새로운 발견이라 할 만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 앨범을 통해 ECM이 새로운 감수성을 지닌 연주자들로 조금씩 세대 교체가 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이 앨범은 올 해의 인상적인 앨범 중 하나가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