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과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지미 주프레는 한 때 우디 허먼 오케스트라에서 상쾌하고 청량한 연주로 명성을 얻었었다. 특히 그가 작곡한 “Four Brothers”는 스탠더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디 허먼 오케스트라의 활동 이후 그는 쿨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보다 더 새로운 음악에 관심을 갖고서 다른 어느 연주자들도 범접하기 어려운 그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특히 그는 1961년부터 1963년까지 피아노의 폴 블레이, 베이스의 스티브 스왈로우와 펼쳤던 트리오 연주는 매우 창조적인 것으로 이 트리오가 녹음한 많지 않은 앨범은 모두 명반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의 1961년도의 진보적인 활동을 투명하고 깨끗한 음질로 생생하게 담고 있는 <Emphasis & Flight 1961> 가 발매된 것은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일이다. 1961년 스투트가르트(Emphasis)와 브레멘(Flight)에서의 실황을 담고 있는 두 장으로 구성된 이 앨범에서 드럼이 배제되면서 리듬으로부터 해방된 세 명의 연주자들은 같은 해에 녹음했었던 <Fusion>과 <Thesis>앨범의 수록 곡들을 연주하면서 아직 그 누구도 가지 못했었던 새로운 자기 표현의 양식을 과감하고 자신 있게 제시하고 있다. 트리오라는 형식을 잊은 듯 자신만의 내적인 리듬에 의거하여 자유로운 연주를 펼치면서도 다시 각자의 솔로에 직관적으로 반응하여 대위적 연주를 펼쳐나가는 이들의 연주는 분명 당시까지 불협으로만 인식되어 왔었던 새로운 미의 영역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아방가르드 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겐 필청 앨범이다.